가을에 들녘과 산길을 걷다보면 흔히 마주치는 국화모양의 작은 꽃들을 우린 들국화라 부른다. 들국화는 산과 들에서 자라는 야생 국화 종류를 총칭하는 말로, 이 계절에 길을 나서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야생 국화 종류가 약 40종 정도 자라고 있는데 통칭해서 들국화로 부른다. 하얀색과 노란색의 큰 꽃잎의 풍성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재배용 국화에 비해 들국화는 꽃잎이 작지만 더 야무지고 생생한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들국화는 노란색 계열의 꽃이 피는 산국(山菊)과 감국(甘菊), 흰색이나 분홍 색조의 구절초(九節草), 보라색 계열의 꽃이 피는 개미취, 쑥부쟁이 등이 있다. 약 15종에 이르는 개미취는 빠르면 7월말부터 초가을까지 꽃을 피우기에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쑥부쟁이, 구절초, 산국의 순으로 꽃을 피우기에 우리네 가을 산과 들녘에서는 아름다운 들국화들을 가을 내내 만날 수 있다.
노란색인 산국(山菊)과 감국(甘菊)을 구분하는 기준은 꽃의 크기다. 작은 노란 꽃이면 산국(山菊), 좀 큰 노란색이면 감국(甘菊)이다. 감국(甘菊)은 그 이름처럼 맛이 달고 풍열(風熱)로 인한 두통과 눈이 빨개지는 증상을 치료하고 눈물을 다스린다.
菊花味甘除熱風, 頭眩眼赤收淚功
산국(山菊)보다 꽃이 크고 단맛이 강한 감국(甘菊)으로 차를 만들면 풍열로 인한 두통과 감기를 다스릴 수 있고, 두뇌의 신진대사를 도와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능의 맛과 정취도 누릴 수 있다.
구절초는 꽃이 흰색 또는 분홍색 계열이고, 쑥부쟁이의 꽃은 연한 보라색이다. 쑥부쟁이는 여러 갈래로 갈라진 줄기 끝마디마다 꽃이 피어서 무리지어 보이는 점이, 가지 하나에 꽃이 하나가 맺히는 구절초와 다른 점이다. 쑥부쟁이는 구절초보다 꽃잎이 길고 날씬하며, 구절초는 꽃잎 끝이 국화꽃잎처럼 둥그스레한 점이 다르다. 또한 쑥부쟁이는 향이 거의 없고, 구절초는 국화향이 난다. 또한 구절초는 쑥부쟁이보다 줄기가 짧고 굵다는 차이가 있다.
구절초는 5월 단오 무렵에는 줄기가 다섯 마디였다가 음력 9월 9일이 되면 아홉 마디가 되는데, 이 시기에 채취하는 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 아홉이라는 뜻의 '九'와 중양절의 '節', 혹은 꺾는다는 뜻의 '切'자를 써서 '九節草' 또는 '九折草'라고 한다. 꽃 이삭과 잎줄기, 뿌리까지 모두 채취해서 바람이 잘 통하는 양지에서 말려 약으로 쓴다. 구절초를 선모초(仙母草)라고도 부르는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에게 좋은 약효를 지닌다.
구절초는 전초를 한약재로 사용하며, 선모초(仙母草)라는 이름처럼 구절초는 월경을 조절하여, 월경이 고르지 못한 부녀자의 불임 치료에 효능이 있다. 보통 월경불순을 다스리어 불임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들은 배가 차가운 증상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구절초도 성질이 따뜻한 약재로 알려진 자료들이 많지만, 원래 구절초의 약성은 따뜻한 것이 아니라 약간 서늘하거나 평(平)하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수족냉증 같은 냉한 증상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상열감과 홍조, 우울감 등의 갱년기 증후군과 같은 약간의 열감을 동반한 증상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구절초의 서늘한 기운을 이용하여 베개를 만들기도 한다. 머리의 열을 풀어, 눈을 맑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용도의 건강용 베개 소재로써, 역시 서늘한 약재인 메밀 등과 더불어 많이 연구되고 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의 싯구로 사랑받는 안도현 시인의 시 중에 아래와 같은 시가 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위 시의 화자가 익숙한 것에 취해서 ‘잘 알고 있다고 믿어왔던 것’들이 실제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아둔한 상태’였음을 인식하고 그런 관성에 빠져 살던 나태했던 과거의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절교(絶交)라는 표현을 통해 다시금 새로움에 다가서려는 의지와 노력을 나타낸다. 이 처럼, 이 가을은 우리도 맑고 차분한 가을의 정취를 담은 들국화를 차근차근 하나하나 살펴보며 산국, 감국,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 등으로 분류하며 새롭게 알아가는 즐거움을 갖기에 좋은 시간인 듯싶다.
감국(甘菊),황국(黃菊),감국화[甘菊花, 단국화, 국화[菊花], 일정[日精], 주영[周盈], 부연년[傅延年)], 여절[女節], 여경[女莖], 갱생[更生], 음성[陰城], 진국[眞菊], 금정[金精], 절화[節華], 산국, 단국화, 섬감국, 국화, 황국, 들국화
감국(甘菊)은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이다. 황국(黃菊)이라고도 한다. 주로 낮은 지대의 산기슭에서 비스듬히 쓰러지듯 자란다. 풀 전체에 짧은 털이 나 있고 줄기의 높이는 60∼90cm이며 검은색으로 가늘고 길다. 잎은 짙은 녹색이고 어긋나며 잎자루가 있고 달걀 모양인데 보통 깃꼴로 갈라지며 끝이 뾰족하다. 갈라진 조각은 긴 타원형이고 가장자리가 패어 들어간 모양의 톱니가 있다. 산국보다는 얕게 갈라지는 편이다. 산국에 비해 잎의 질이 두꺼운 편이고 갈래조각이 뾰족하지 않다. 9∼10월에 가지 끝에 머리 모양의 노란색 꽃이 핀다. 꽃에서 산국에 비해 달콤한 향기가 난다. 맛이 산국은 엄청 쓰지만 감국은 단콤한 맛이 난다고 하여 '단국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은 지름 2~3.4cm 정도이며, 설상화(舌狀花)는 노란색이나 흰색도 있다.
심혈관계통작용, 혈소판 응집 기능의 영향, 항병원미생물 작용, 해열작용, 세포탐식기능 증강, 자궁내막염, 전립선염, 유행성이하선염, 골반염, 자궁경부염, 목주위임파선결핵, 만성장염, 급성이질, 만성전립선염, 감기예방, 청열해독, 소풍평간, 정창, 옹저, 단독, 습진, 피부염, 풍열감모, 인후염, 고혈압을
국화과(Compositae)는 전세계에 약 1000속 20,000여종이 분포되어 있다. 우리 나라에는 58속 213종이 분포되어 있으며 초본 또는 관목 그리고 드물게는 교목이 분포되어 있다.
진상관련근거
감국은 감영,안협,이천,개녕,거창,경산,경주,고령,군위,금산,대구,문경,봉화,비안,사천,산청,삼가,상주,선산(구미시),순흥(영주시),신녕,안의,영덕,영산,영양,영천,예안,예천,용궁,의녕,의성,의흥,임천,진보,창원,초계,하동,하양,함안,함양,함창,흥해,단양에서 진상하였다는 기록이 여지도서에 기록되어있다.
[국화(菊花)
[菊花味甘除熱風 頭眩眼赤收淚功]
[국화미감제습풍 두현안적수누공]
단국화는 맛이 단데 열사 풍사 없앤다오.
피진눈과 어지럼증 모두 낫게 할 뿐 더러
토와 금에 속하며 또 수와 화의 기운이 있다. [본초] 뜰안에 심는것 중에서 맛이 달고 누런꽃이 피는 것이 좋다. [보원] 단국화를 넣고 베개를 만들어 배고자면 눈이 밝아지고 어지럼증이 없어진다. 흰국화는 풍증을 없애고 머리칼이 희여지지 않게 한다. 들국화는 위를 상하게 하기 때문에 옹저에만 붙이거나 먹는다. [본초]]
[감국화(甘菊花, 단국화)
성질은 평(平)하고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장위를 편안하게 하고 5맥을 좋게 하며 팔다리를 잘 놀리게 하고 풍으로 어지러운 것과 두통에 쓴다. 또 눈의 정혈을 돕고 눈물이 나는 것을 멈추며 머리와 눈을 시원하게 하고 풍습비(風濕痺)를 치료한다.
맛은 쓴데[苦] 어혈을 헤친다. 부인의 뱃속에 있는 어혈을 치료한다[본초].]
단맛이 나는 감국과 쓴맛이 나는 야국에 대해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인 들국화(Chrysanthemum indicum L.)의 꽃을 말린 것이다. 각지의 산과 들판에서 자란다. 가을에 꽃을 따서 그늘에서 말린다.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서늘하다. 폐경(肺經), 간경(肝經)에 작용한다. 풍열을 없애고 부종을 내리며 해독하고 어혈을 흩어지게 한다. 강압작용, 억균작용, 항바이러스작용 등이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풍열감기, 부스럼, 구창(口瘡), 단독(丹毒), 인후종통 등에 쓴다. 폐렴, 고혈압병, 위염, 습진, 편도염, 자궁경부염 등에 쓸 수도 있다. 하루 6~12그램 신선한 것은 30~60그램을 물로 달여서 먹거나 양치하기도 한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짓찧어 붙이거나 달인 물로 씻는다.]
[야국화(野菊花)
[기원]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초본식물인 감국(Chrysanthemum indicum L.)의 꽃봉오리이다. 꽃은 10월에 황색으로 피고, 개화기에 채취한다.
맛은 쓰고 약간 매우며, 약성은 서늘하다. 폐(肺), 간경(肝經)에 들어간다.
청열해독(淸熱解毒), 소풍평간(疏風平肝)하므로 정창(컭瘡), 옹저(癰疽), 단독(丹毒), 습진, 피부염, 풍열감모(風熱感冒), 인후염(咽喉炎), 고혈압 등을 치료한다.
1. 정창, 옹저, 단독
청열해독작용이 양호하여 열독으로 인한 종기, 급성습진, 피부염, 단독 등에 단방으로도 쓰고, 생것을 찧어 환처에 붙여서 치료한다. 금은화(金銀花), 포공영(蒲公英), 자화지정(紫花地丁) 각 12g을 배합하면 습열(濕熱), 화독(火毒)으로 인한 피부염에 신속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감기로 열이 있고 오한발열, 전신통을 일으킬 때 단방으로도 쓰고, 상엽(桑葉), 연교(連翹), 금은화(金銀花)를 각각 12g씩 배합하여 사용한다.
혈압이 높아서 어지럽고 두통이 있을 때 소풍평간(疏風平肝)시키므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결명자(決明子), 하고초(夏枯草) 각 12g씩 배합하여 사용한다. 차로도 쓴다.
자궁내막염이나 전립선염에도 양호한 반응을 일으킨다.
1. 유행성이하선염
야국화를 1회 15g을 차로 달여서 복용하면 1주일 내에 치유된다.
박하(薄荷), 야국(野菊) 각 2kg에 물을 붓고 끓여서 매일 3일간 복용하였더니 발병율이 크게 감소되었다.
1. 심혈관계통작용
마취한 고양이의 복강내에 주사(16g/kg)하였더니 동맥압이 하강되었고, 심박동과 호흡이 완만하게 감소되어 3시간 이상 지속되었다. 정상 개와 만성신성 고혈압 개에게 복용시켰을 때나 근육주사시에도 혈압 강하 작용이 나타났다.
달인 액은 심혈관내에서 황색포도상구균, 흰쥐혈소판 응집에 고른 억제 작용을 현저하게 나타내었다. 야국화 주사시에도 토끼의 혈소판 응집 억제량이 증가하였다.
물로 달인 액은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이질균, 녹농균에 억제작용이 있고, 이 외에도 결핵균 억제 효과와 감기인플루엔자 A3에도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토끼에게 정맥주사시 해열작용이 나타났다.
달인 액을 생쥐에게 0.2ml 정맥주사시와 복강내주사시 모두 거식세포의 탐식능력을 증강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천에 들국화라는 이름을 가진 꽃은 없다.
감국, 산국, 구절초, 쑥부쟁이는 있지만 들국화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은 지구상에 없다. 왕대, 솜대, 이대는 있지만 대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는 오늘도 열심히 도토리를 만들고 있지만 참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는 역시 없다.
2017년 초에 경북 봉화군 서벽리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들어서며 나도 그때부터 봉화군민으로 살고 있다.
북쪽에서 내려온 백두대간의 주 능선이 구룡산을 기점으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이 바로 서벽
시골의 작은 마을에 창이 많고 마당이 넓은 집을 얻어 셋방을 산다. 덕분에 창밖으로 보이는 백두대간 마루금 풍경을 집에
내가 애써 가꾸지 않아도 요즘엔 ‘들국화 무리’가 내 마당을 찾아와서 가을을 실감케 해준다. 노란 들국화도 있고, 하얀 들국
오늘은 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노란 꽃이 피는 우리 땅의 들국화는 감국과 산국이다.
감국(甘菊)은 꽃이 크고 단맛이 난다. 산국(山菊)은 비교적 꽃이 작고 산과 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감국은 한방에서 대접
감국. 한방에서 약재로 쓰는 국화과 식물로 단맛이 난다고 해서 감국(甘菊)이라 부른다. 산국에 비해 꽃이 크다. 우리나라
『동의보감』은 감국과 산국을 구분하며 “단 것은 약에 넣지만 쓴 것은 쓰지 않는다” 했고, “감국은 수명을 연장시키지만 산
하지만 현대과학은 감국과 산국의 효능을 동일하게 본다. 궁중음식에서 빠지지 않았던 국화전에는 반드시 감국을 썼다.
꽃이 큼직하니 보기 좋아야 했고 단맛이 입안을 감싸야 했기 때문이다.
양반들이 절기에 맞춰 먹었던 ‘절식(節食)’에서 가을에 빠지지 않는 제철 재료는 감국이었다.
대한제국기 최초의 요리점인‘명월관’에는 감국으로 전병을 만드는 전통비법이 있기도 했다.
『동의보감』에는 감국을 중요한 약재로 손꼽는다.
꽃을 가루 내어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면 눈을 밝게 하고 술을 빚어 먹으면 풍을 다스린다 했고, 줄기와 잎을 찧어 만든 연
그 시절 우리 선조가 남긴 전통 지식에서 오늘날 감국와인, 감국분말차 등이 개발되어 있다.
꽃과 잎에서 추출한 성분이 항염증, 피부개선 등에 효능이 있어서 피부연고, 보습제, 세정제의 원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감국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산국을 널리 이용한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고 말린 꽃은 차로 마시거나 설탕에 절여 먹는다.
입욕제로 쓰거나 천연염색 재료로도 활용된다. 머리를 맑게 한다 하여 배게 속을 말린 꽃으로 채우기도 한다.
감국과 산국은 집에 들여 가꾸는 국화의 기본종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품종이 개발되어 국화 애호가들의 관
하얀색 꽃이 피는 구절초는 우리에게 제법 익숙한 들국화 가운데 하나다.
산구절초. 아기 손바닥 모양의 잎을 가진 구절초에 비해 잎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진다.]
포천구절초. 산구절초 보다 잎이 가늘고 깊게 갈라져서 마치 바늘잎 같다. 강원도 영월 강가의 바위틈에서 담았다.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메디메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
‘눈물의 시인’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대표 서정시인 박용래의 시 ‘구절초’는 이렇게 시작된다.
한 편의 시가 구절초를 그림처럼 또렷하게 표현하고 있다.
구절초는 가을이 깊어갈 무렵 노란 중심꽃에 하얀 꽃잎을 가지런히 달고 피어 단정하고도 청아한 느낌을 준다.
음력 9월 9일에 꺾어 약으로 쓰는 풀이라 하여 구절초라 불렀고, 같은 의미에서 구일초로 불리기도 한다.
마디가 9개가 될 정도로 컸을 때 꺾어야 약효가 좋다하여 구절초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한방에서는 선모초(仙母草)라 부르기도 하는데 예로부터 부인병을 다스리는데 널리 썼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출산 전후 써야 할 주요 약재로 단연 구절초를 꼽는다. 현대과학이 증명한 효능도 다양하다.
꽃에서 추출한 향균성 물질, 세포 독성 효과, 유방암 전이 억제 효과 등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발표 된 바 있고, 기억력과
구절초의 진짜 매력은 꽃이다. 박용래 시인의 노래처럼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에 꽂아도 정말 예쁜 꽃이 구절초다.
덕분에 가을이면 지역 곳곳에서 구절초 꽃 군무가 펼쳐진다.
전북 정읍, 세종시 장군산은 가을의 구절초로 이름난 지 오래다. 이 무렵 우리 선조들은 구절초 화전을 부쳐 가을을 즐기기
세시 명절의 하나인 음력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은 구절초로 곱게 부친 국화전을 나누어 먹는 것이 풍습이었다.
산구절초, 바위구절초, 포천구절초 등 잎과 꽃의 생김새에 따라 구절초 종류는 조금 더 다양하게 구분된다.
박용래 시인이 언급한 ‘마아가렛’은 구절초와 꽃이 꼭 닮은 재배식물 마가렛이다.
도시의 화단에서 다양한 마가렛 품종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생김새와 효능 덕분에 구절초의 꽃말은 ‘순수’와 ‘모성애’ 다.
분홍색 빛깔의 들국화는 쑥부쟁이 종류다.
그중에서도 갯쑥부쟁이와 가새쑥부쟁이를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다. 갯쑥부쟁이는 바다를 뜻하는 접두어 ‘갯’을 달고 있지만 한반도 전역의 산지, 풀밭, 바닷가 가리지 않고 잘 자란다.
가새쑥부쟁이는 잎의 가장자리가 들쑥날쑥 갈라지는 모양 때문에 ‘갈라진다’는 뜻의 접두어 ‘가새’를 형용사처럼 달고 있다.
산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까실쑥부쟁이도 있다. 잎과 줄기에 빳빳한 털이 있어 그 까실까실한 느낌 때문에 까실쑥부쟁이라 부른다.
정작 쑥부쟁이는 쉽게 만날 수 없다. 주로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다소 습한 농경지 주변에 드물게 자라기 때문이다.
갯쑥부쟁이.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다. 바다를 뜻하는 접두어 ‘갯’을 달고 있지만 한반도 전역의 산지, 풀밭, 바닷가 가리지 않고 잘 자란다. [사진=허태임]
가새쑥부쟁이. 잎의 가장자리가 들쑥날쑥 갈라지는 모양 때문에 ‘갈라진다’는 뜻의 접두어 ‘가새’를 형용사처럼 달고 있다. [사진=허태임]
쑥부쟁이는 쉽게 만날 수 없다. 주로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다소 습한 농경지 주변에 드물게 자란다. [사진=허태임]
잎과 줄기에 빳빳한 털이 있어 그 까실까실한 느낌 때문에 까실쑥부쟁이라 부른다. [사진=허태임]
나의 마음이 가장 오래 머무는 단양쑥부쟁이도 있다.
우리나라 단양에서 처음 발견되어 제 이름을 얻었고 잎이 가늘어서 소나무 잎을 닮았다는 뜻으로 북한에서는 솔잎국화라 부른다.
단양을 비롯하여 경기도 여주의 하천가에서 아주 드물게 자라기 때문에 환경부는 단양쑥부쟁이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한다.
단양쑥부쟁이. 우리나라 단양에서 처음 발견되어 제 이름을 얻었고 잎이 가늘어서 소나무 잎을 닮았다는 뜻으로 북한에서는 솔잎국화라 부른다. 단양을 비롯하여 경기도 여주의 하천가에서 아주 드물게 자라기 때문에 환경부는 단양쑥부쟁이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한다. [사진=허태임]
단양쑥부쟁이. 우리나라 단양에서 처음 발견되어 제 이름을 얻었고 잎이 가늘어서 소나무 잎을 닮았다는 뜻으로 북한에서는 솔잎국화라 부른다. 단양을 비롯하여 경기도 여주의 하천가에서 아주 드물게 자라기 때문에 환경부는 단양쑥부쟁이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한다. [사진=허태임]
과거에는 지금 보다 널리 자랐을 것으로 추정하나 수안보 일대의 댐 건설로 강변이 수몰되어 그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이 사라졌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진행된 하천정비사업은 얼마 남지 않은 단양쑥부쟁이의 자생지마저 앗아갔다.
2010년에 남한강 중류의 도리섬 일대에 포크레인과 화물차에 짓밟힌 단양쑥부쟁이의 소식이 뉴스로 전해지기도 했다.
몇 해 전 가을에는 남한강 바닥에서 퍼 올린 흙을 버려둔 더미에서 단양쑥부쟁이가 군락을 이루며 만개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단양쑥부쟁이의 씨앗을 품었을 그 곱고 많은 흙은 다 어디로 갔을까.
국내 공사립 수목원과 식물원에서는 사라져 가는 우리 땅의 식물을 지키기 위해 ‘보전’의 기능에 주목한다. 단양쑥부쟁이 씨앗을 모아 키우고 살리고 늘리고 있다. [사진=허태임]
2017년 3월 14일에 파종한 단양쑥부쟁이 씨앗이 일주일 후에 싹을 틔웠다. 이렇게 자라서 보호받고 있는 단양쑥부쟁이를 국내의 수목원과 식물원에 가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사진=허태임]
국내 공사립 수목원과 식물원에서는 이렇게 사라져 가는 우리 땅의 식물을 지키기 위해 ‘보전’의 기능에 주목한다.
위기에 놓인 식물들의 피난처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이 할퀴고 간 자리, 버려진 흙이 쌓인 그 더미에서 몇 홉 안 되는 단양쑥부쟁이 씨앗을 모아 키우고 살리고 늘리고 있다.
덕분에 현재 국내의 수목원과 식물원에 가면 보호받고 있는 단양쑥부쟁이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내가 자란 시골 마을에 가면 한강 정구 선생(寒岡 鄭逑, 1543~1620)이 후학을 가르쳤던 회연서원이 있다.
한강선생은 책을 읽는 것은 산에 드는 것과 같다는 의미의 ‘독서여유산(讀書如遊山)’을 제자들에게 강조했다.
지금 내가 사는 마을에서 멀지 않는 곳에 청량산이 있다. 그곳에 가면 노년의 퇴계 이황이 청량산에 올라 남긴 글이 시비에 적혀 있다.
‘讀書人說遊山似 見遊山似讀書(뭇 사람들이 독서가 산에 가는 것과 같다지만, 산에 가는 것이야말로 독서와 같구나)’라는 의미이다.
또 옛사람들은 자연을 두고 무자천서, 즉‘하늘이 만든 글자 없는 책’이라고도 했다.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 나의 서툰 문장보다 선조들의 글귀를 빌려 써본다.
출처 : 뉴스퀘스트(http://www.newsqu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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