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새가 들려주는 이야기2.
나이 이미 칠십을 넘었고
지위 또한 정승에 올랐네.
이제는 시 짓는 일 벗을 만하건만
어찌해서 그만두지 못하는가...
아침에 귀뚜라미처럼 읊조리고
저녁엔 올빼미인 양 노래하네.
어찌할 수 없는 시마(詩魔)란 놈
아침저녁으로 몰래 따라다니며
한 번 붙으면 잠시도 놓아 주지 않아
나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네.
날이면 날마다 심간(心肝)을 깎아 내
몇 편의 시를 쥐어 짜내니
기름기와 진액은 다 빠지고
살도 또한 남아 있지 않다오.
뼈만 남아 괴롭게 읊조리니
이 모양 참으로 우습건만
깜짝 놀랄 만한 시를 지어서
천 년 뒤에 남길 것도 없다네.
손바닥 부비며 혼자 크게 웃다가
웃음 그치고는 다시 읊조려 본다.
살고 죽는 것이 여기에 달렸으니
이 병은 의원도 고치기 어려워라...^^
大海波濤淺(대해파도천) 小人方寸深(소인방촌심)
海枯終見底(해고종견저)
人死不知心(인사부지심)
파도치는 너른 바다 오히려 얕단다.
한 치 밖에 안 되는 사람 속이 더 깊다네.
바다가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보이지만
사람은 죽어도 그 속마음 알 수가 없다네...
소년 시절 노래라고 끄적거리느라
붓만 잡으면 원체 거침없었네.
스스로 아름다운 구슬처럼 여겨
누가 감히 흠(欠)을 잡을까...했네..
나중에 찬찬히 다시 보니까
한 편 한 편 좋은 구절 하나 없구나...
차마 글 상자를 더럽힐 수 없어
아침 짓는 아궁이에 넣어 태웠네.
올해 쓴 시 내년에 보면
똑같이 지금처럼 던져 버리고 싶겠지.
당나라 시인 고적(高適)은 이런 까닭에
오십이 되어서야 시를 썼다지...^^
이규보(1168~1241)의'시 원고를 불태우고'
'焚藁;焚三百餘首'
김하라 편역 '욕심을 잊으면 새들의 친구가 되네'에서...^^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의 또다른 호는
'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
거문고와 술, 그리고 시(詩)를
몹시도 좋아했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別名) 입니다.
그는 특히, 하루도 시(詩)를 쓰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했습니다.
시마(詩魔/의 대한 예술적 열정) 때문 이었습니다.
그 시마(詩魔)로 인해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에는 2,000편이 넘는 시(詩)가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규보가 생전에 썼던 시(詩)는
이보다 훨씬 많았을게 분명 합니다.
다만 원고(原稿)가 마음에 차지 않을 때마다
'아궁이에 넣어 태웠'기 때문 입니다.
'특권적인 순간(瞬間)'이나 '영감(靈感)'과 밀접하며
'반짝이는 시(詩)의 귀신'을
만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습니다.
나머지는
뼈를 깎는 노력과 쉼없는 열정(熱情)의 결과라는 게
대다수의 시인(詩人) 고백(告白)입니다.
"즐거웠던 기억만 해요..."
나는 천개의 바람이 천개의 바람이 되어서
당신이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어서 당신이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영원히 행복할 수 있도록 당신 곁을 지켜줄게요...?
新詩吟未穩(신시음미온)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새시 읊어도 편안하지 않아...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리라...^^
민들래유산/장승규
지난 밤바람에 상경했을까
검정 보퉁이 하나를 끌어안은
민들레 흰 저고리
아파트 입구에서 서성이고 있다.
이제 막보퉁이
먼저 낯선 풍경 위에 내려놓더니
아직도 두리번거린다.
형제들이 나누어 가졌을 보퉁이 안을 슬쩍 엿보았다.
보잘것없이 작은 그 안에
얼마간 먹고 지낼 양식은 잊지 않고 넣었고 앞으로 크게 될 떡잎도 아주 작게 접어 두었고
노란 예쁜 꽃도 몇 송이나 들어 있었다.
어디를 가더라도 부디 높은 곳 찾으려고 하지 말거라
낮더라도 네 마음 편한 자리에서 뿌리내리고 살거라 마지막 말씀도 고이 접어 넣었다 민들레 흰 저고리는 돌아앉아 조용히 흔들리고
아직 생겨나지도 않은 노란 꽃들은 둘러앉아 티 없이 수다 중이다.
복사꽃 피고, 복사꽃 지고, 뱀이 눈뜨고, 초록제비 묻혀오는 하늬바람위에
혼령있는 하늘이여.
피가 잘 돌아…… 아무 병(病)없으면 가시내야.
슬픈일좀 슬픈일좀, 있어야겠다...^^
어느 시인(詩人)말했습니다만...
그리고,
이년아! 가슴을 칼로 저미는... 한(恨)이 사무쳐야 소리가 나오는 법이여...
'서편제'에서...
유봉은 송화가
떠나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소리의 완성'에 집착해...
'약'을 먹여 송화의 '눈'을 멀게 합니다....^^
모두가 힘들고 가난했던 고비를
넘고 넘기며 넘기며..살았지만...
과연,제아무리...옳기만한 일일까요?
텅 빈 12월의 겨울 하늘을 벗삼아
한해를 보내며...^^
고난(苦難)과 불행이 찾아올 때에,
비로소 친구가 친구임을 안다...는
말이 왜 생각 날까요?
나는 당신이 힘들때...
눈을 멀게 하지도 사지육신(四肢肉身)못쓰게 하지도...
억울하고 억울해도
가슴 아파하며 말없이 기슴쓸며 인내(忍耐)하며...
마지막,의리(義理)만은 지켰지요!
치욕(恥辱)
치욕은 아름답다.
지느러미처럼 섬세하고
유연한 그것 애 밴 처녀 눌린 돼지머리
치욕은 달다.
치욕은 따스하다.
눈처럼 녹아도 이내 딴딴해지는 그것
치욕은 새어나온다 .
며칠이나 잠 못 이룬 사내의 움푹 패인 두 눈에서...
아지랑이! 소리 없이, 간단없이 그대의 시야를 유린하는 아지랑이! 아지랑이! 아지랑이!
(이성복의 <치욕에 대하여> 전문)
치욕(恥辱),
그것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치(恥)와 욕(辱)이니까...요!
견딤을 넘어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머리속에서
매일매일
반복될 수도 있는
어리석은 괴팍한 행위(行爲)로 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살아가듯
인간(人間)이기에 치욕(恥辱)의 견딤은
불가능(不可能)에 가까운데...--
죽도록 힘들고...
무한한 인내(忍耐)를 더 필요로만 합니다.
치욕(恥辱)은 나의 몫이기도 하지만...
타인(他人)에 의해 주어진 '옹이'..이기도 하니까...
결국,우리들의 시야를 유린하는
‘아지랑이’가 되어..
때로는... 관계(關係)가 힘들게...^^
치욕(恥辱)의 역사(歷史)는 길고...
하지만,역사(歷史) 속에서 치욕(恥辱)은
나비의 날갯짓이 되어
세상(世上)을 바꾸기도 합니다만...
사랑하는이가 주는 이 치욕(恥辱)은
하루의 일상으로...
24시간...
머리속에서
매일매일 반복될 수도 있는
어리석은 괴팍한 행위(行爲)로 부터..
'건강한 영혼(靈魂)'을
지켜 나갈수 있을까요?
그런데,잊혀지지 않는다는것...이
더 큰 문제 입니다.^^
그리고,
'지식(知識)'만이 이세상을 끌고 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견문(見聞)과 지식(知識)이
때로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
활용되는 진풍경을 우리는 보게 되기도 하고..
행복은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요?
평생을 찾아 헤매다가 누리지는 못하는 것일까요!
몸을 보호하기 위해 옷이 있는데...
너무 좋은 옷을 입으니 옷을 보호하게...됩니다...^^
사람이 살려고 집이 있는데 안에 비싼게 너무 많으니 사람이 집을 지키는 개가 됩니다.
부디...이제는 진실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