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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족도리풀(세신)

Jinsunmi5066 2016. 4. 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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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도리풀(세신)

과명: 쥐방울과(쥐방울덩굴과) 학명: Asarum sieboldii Miq. var. seoulenese Maeka

일명: 조리풀, 세신, 족도리풀. 생약명: 세신

원산지: 한국. 이용부위: 전초

신부 머리에 쓰는 족도리와 꽃의 모양이 닮아서 붙여진 이름으로 높이 20㎝ 안팎까지 자라며 매운맛이 나는 뿌리는 마디가 많고 수염뿌리가 많이 나며 육질이다. 원줄기끝에서 2개의 끝이 뾰족한 윤기있는 녹색잎이 마주나오는데 길이 5~10㎝로 심장형이다.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뒷면의 맥위에 자주빛이 도는 잔털이 있고 잎자루도 자주빛이다. 검은 보라색의 꽃은 4~5월에 피는데 잎자루 사이에서 1개씩 나오며 땅바닥에 붙어서 작게 핀다. 뒤로 말리는 안쪽에 줄이 있는 꽃받침은 3개로 갈라져 퍼지며 삼각형의 열편은 끝부분이 뒤로 말린다. 상위의 씨방, 6개의 암술대, 12개의 수술이 2줄로 배열되며 10월에 열매가 익는다.

뿌리에서 매운맛이 나며 유독성 식물이다. 해열, 항균, 진통작용이 있으며 지상부의 잎과 잎자루를 제거한 뿌리줄기나 열매를 한방에서 진해, 발한, 거담, 진통, 이뇨, 감기, 두통, 진정, 류머티즘관절염, 골습 등에 약재로 쓰인다. 또한 보온목적으로 목욕하는 데 넣어 사용하기도 한다. 산의 비교적 어두운 수풀밑이나 반 그늘진 정원에서 볼 수 있다. 배수가 좋은 사양토와 다소 산성인 토지가 좋다. 자생하는 묘를 채집하거나 종묘상에서 구한다. 열매를 모래에 뿌려 싹이 트면 부업토를 많이 준 흙에 이식하거나 6월경 뿌리줄기를 두 마디로 잘라서 흙에 묻어준다. 화분에 심을 경우, 지름 15㎝ 화분에 붉은 흙, 녹소토, 모래를 섞어서 심으며 특별히 비료를 줄 필요는 없다.


여름~가을에 걸쳐 전체를 뽑아 이물질들을 씻어서 그늘에서 말린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다 종이봉지 등에 넣어 보관한다. 중국산「asiasarum maximum Hemsley」은 주성분은 safrol과 극히 소량의 Eugenol를 함유하고 있어 세신의 대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섬쪽도리풀(섬세신/asiasarum maculatum Maekawa)」이 제주도 및 다도해에 산재하는 도서에 자생하고 있다. 일본에는「asiasarum Blumei Duchart」또는「Heterotropa nipponica F.Maekawa」가 있어 일본의 산중음지에 자생하는데 그 뿌리모양이 세신에 비해 조대한 동시에 신미성이 약하다.

머리 맑게하는 세신(족도리풀)

글ㆍ사진/최진규(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장)

세신. 쥐방울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막힌 것을 뚫어 주고 두통, 치통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아침에 방문을 열면 북한산의 환한 바위얼굴이 이마에 와서 부딪친다. 청량한 아침 햇살에 씻긴 태깔이 언제 보아도 도무지 싫지가 않다. 어느 아름다운 여인의 살결과도 같은 바윗결, 어느 고결한 도인(道人)의 심성을 대하는 듯 청수(淸秀)한 자태, 금방이라도 살아 꿈틀거릴 듯한 생명력…. 아, 나는 북한산을 바라볼 수 있는 행복에, 바라보기만 해도 뼛속까지 하얀 바윗결처럼 씻기워지는 듯한 즐거움에 북한산 아래의 오막살이 셋집을 벗어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북한산은 나의 정서가 가장 진하게 묻어 있는 또 하나의 고향이었다. 감수성이 한창 꽃피기 시작할 무렵의 젊은 시절을 나는 구로공단이나 옥수동 한구석 서울에서 가장 지저분하고 분주한 곳에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쉼 없이 돌아가는 기계소리에 파묻혀 지냈다. 그곳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서 그 일을 해야 한다면 일찌감치 목숨을 포기하고 싶었다. 나는 날마다 내가 자란 고향인 가야산의 하늘을 깨고 솟아오른 듯한 돌봉우리와 계곡을 후려치는 깨끗한 물살, 집 앞에 서있던 늙은 소나무 같은 것들만을 생각하며 지냈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는 벌써 미쳐 버렸거나 죽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지옥 같은 공장을 탈출하였다. 열일곱 살 어린 나이에 하루 열다섯 시간씩 노동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살 길이 있지 않겠는가, 까짓 한 달 치 월급 떼어먹히더라도 설마 굶어 죽기야 하겠는가 하는 마음에서였다. 공장을 뛰쳐나온 뒤 큰길로 나와 시내버스를 탔다. 어디로 가는 버스인지도 몰랐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한 시간쯤 후에 버스는 하얀 바위산이 올려다보이는 호젓한 산기슭에다 나를 내려놓았다. 거기가 아마 북한산 아래 우이동 어느 골짜기였을 것이다.


그때 나는 북한산의 늠름하면서도 세속을 초월한 듯한 모습에 반했다. 질식할 것 같았던 숨통이 툭 트이는 듯하여 배고픔도 잊고 처음 보는 산의 하얀 바위 봉우리에 홀린 듯 걸어 올랐고, 어느 사람이 오지 않는 한 바위봉우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어두워져 오는 도시를 내려다보며 나는 어느 때보다도 행복해 했다. 내 개인적인 체험 안에서 산은 내가 기대고 파묻힐 포근한 언덕이었고 도시는 유리 방랑하는 곳, 버림받은 장소, 저주받은 자들의 땅이었다. 적어도 나한테는 도시에서는 모든 것이 슬픔과 비극으로 끝나는 곳이었고 산은 즐거움과 행복, 사랑이 싹트는 곳이었다.


그날 나는 차가운 밤이슬을 맞고 오들오들 떨면서 돌 위에 앉아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그 밤이 저 도시 속에서의 어느 밤보다도 행복한 밤이었다. 왜 나는 순결한 바위가 될 수 없고 나무와 마음을 나눌 수 없으며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와 교감할 수 없는 것일까. 차라리 돌이 되고 나무가 되고 풀이 될 수 있었으면, 아니 산 속을 기어다니는 벌레라도 될 수 있었으면, 그 뒤로 북한산은 내 마음의 한 고향,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북한산은 내 마음의 병을 고쳐 주는 최상의 약이었다. 내 개인적인 체험과 연관되지 않더라도 북한산은 틀림없이 서울 시민들의 숨구멍이다. 1,000만이 넘는 사람이 북적거리는 서울에서 북한산이 아니면 맑은 물,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매연에 찌든 허파며 세속의 욕심에 물든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내 줄 수 있는 곳, 언제 보아도 정답고 싫증나지 않는 곳이 북한산이다. 서울 시민들의 마음에 아직 따스한 인정이 남아 있다면, 아직 백운대를 단숨에 뛰어오를 만큼 건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면, 이는 순전히 북한산이 가진 덕스러움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북한산은 서울 시민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켜 주는 산이다. 어디 그 희고 순결하며 잘생긴 바위 봉우리를 멀리서나마 바라보면서 악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겠는가.


사람을 살리는 산, 북한산

북한산은 사람에게 건강의 법도를 가르쳐 주는 산이다. 늘 북한산을 오르는 사람은 건강하다. 듣기에 어떤 사람이 병원에서 간암 진단을 받고, ‘에라 앞으로 얼마 못 살고 죽을 바에야 일 때문에 바빠서 못 다니던 산에나 열심히 다니다가 죽자' 하고 날마다 북한산을 열심히 오르내렸더니 어느 틈엔가 간암이 깨끗하게 나아 버렸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몹쓸 병에 걸려 북한산 어느 인적이 드문 골짜기에 토굴을 짓고 살면서 바위틈에서 솟는 샘물을 마시고 아무 풀이나 손에 닿는 대로 뜯어먹으며 1년쯤 살았더니 병이 깨끗하게 나았다고 한다. 몇 해 전에는 북한산에서 어떤 이가 산삼을 캐내어 약으로 귀히 쓴 일도 있고, 이외에도 북한산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또 뜻하던 바대로 깨우침을 얻은 사람이 적지 않을 터이니 북한산의 활인공덕이 얼마나 위대한가. 진정 북한산이야말로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잘 알지 못해서 그렇지 북한산에는 약초가 많다. 산에 자라는 풀들 중에 약초 아닌 것이 한 가지라도 있겠는가마는, 온갖 질병으로 시달리는 요즘 사람들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약초가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여러 해 전부터 끓어오르는 혈기를 주체할 수 없을 때면 나는 으레 북한산으로 달려갔다. 자신도 알 수 없는 어떤 힘에 이끌린 듯 미친 사람처럼 인수봉이나 백운대, 노적봉의 매끈한 바위벽을 맨손으로 기어올랐다. 일본인들이 만든 백운대의 쇠난간이 싫어 밧줄을 타고 오르지 않으면 오를 수 없는 절벽을 기어올라 꼭대기까지 올라갔고, 사방이 수직절벽인 인수봉도 맨손으로 기어올라갔다. 밧줄이며 하켄이며 암벽 타기용 신발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것들 없이도 전문 바위꾼들도 못 올라가는 곳을 두 손과 발만 갖고 거미처럼 기어올라갈 수 있었으니까.


인수봉 바위틈에 자라는 세신

그때 나는 돌벼랑 틈 먼지가 쌓여 흙이 된 곳에 자라는 신비스런 약초들을 보았다. 그것은 세신(細辛), 또는 족두리풀이라고 부르는 약초였다. 아무도 올라올 수 없고 올라오지 않는 바위틈마다 그 약초는 수북하게 나서 다른 어느 곳보다 싱싱하고 건강하게 자라 있었다. 세신은 무언가 존경할 만한 힘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고 알 수 없는 신성한 기운이 느껴졌다. 한참 동안을 멍하니 세신을 들여다보면서 그것과 하나가 되고 기 식물의 생명력과 치유의 기운이 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세신은 쥐방울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가 매우 가늘고 매운맛이 난다고 하여 세신(細辛)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리말로는 봄철에 피는 꽃 모양이 족두리를 닮았다고 하여 족두리풀이라고 부른다. 잎은 둥글고 넓적하여 정확한 심장꼴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다. 뿌리에서 잎줄기가 올라와서 잎이 한 개나 두 개씩 달린다. 봄철에 짧은 꽃대가 올라와 종 모양의 꽃이 수줍은 듯이 핀다. 햇빛을 싫어하여 숲속 그늘지고 물기가 약간 있는 곳에서 자란다. 가는 실뿌리들이 타래를 이루고 있으며 뿌리 하나를 꼭꼭 씹어 보면 톡 쏘는 듯이 맵고 혀가 마비되어 한 시간 가량 감각이 없다. 이 매운맛이 나는 정유성분을 약으로 쓴다. 세신은 마취작용이 있다. 세신의 정유를 물이나 알코올로 추출하여 혀에 바르면 곧 혀가 차갑고 매우면서 마비되어 통증을 못 느끼게 되며 한 시간쯤 뒤에야 풀린다. 그 밖에 통증을 멎게 하는 작용도 있고 열을 내리는 작용도 있으며 갖가지 균을 죽이고 염증을 삭이는 작용이 있다.


막힌 것을 뚫어 주는 세신

세신은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풍사를 몰아내고 한기(寒氣)를 풀어 주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막힌 것을 풀어 주고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다. 풍냉으로 인한 두통, 콧물이 흐르는 것, 두통, 경련, 풍습으로 인한 통증을 낫게 하고 시력을 아주 좋게 한다. 중초를 따뜻하게 하고 치밀어 오르는 기를 내리고 담을 삭이며 땀이 나지 않게 하고 정기를 통하게 하고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한다. 상기, 손발의 경련, 가슴 부분의 체기를 없애고 치통을 없앤다.


세신은 바람과 찬 기운으로 인해서 생긴 두통에 가장 좋은 약이다. 특히 편두통에 효과가 좋다. 머리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치우쳐 아프고 때로는 뒷골까지 아프며 통증이 한번 발작하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며 겨울철에 자주 통증이 발작할 때에는 세신, 백지, 강활을 쓴다. 세신은 6∼9g을 쓴다. 편두통이 반복하여 발작하고 몇 년 간 낫지 않으며 머리가 춥고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 증상은 풍한으로 인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간과 콩팥, 기가 허한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이럴 때는 세신에 숙지황, 백작약, 산수유 등을 더하여 써서 간과 콩팥을 따뜻하게 하면 효과가 있다. 만약 편두통과 함께 어지럼증이 있으며 아픈 쪽의 안면이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있을 때에는 세신에 천마, 조구등, 백작약 등을 더하여 풍기를 없애야 한다.


두통·치통에 으뜸약

세신은 두통, 치통, 가슴이 아프면서 답답한 것, 관상동맥경화증, 흉통으로 인해 등까지 아픈 것, 관절이 아픈 것 등에 모두 좋은 효과가 있다. 세신은 여러 의학책에 4g을 넘게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였으나 그보다 훨씬 많이 써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루 10g이나 20g, 30g, 심지어는 50g이나 써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본초신편』에 “세신은 될 수 있으면 적게 쓰고 많이 쓰지 말아야 한다. 많이 쓰면 기를 소모하고 통증이 심해지며 단독으로 쓰면 기가 극도로 소모되어 생명을 잃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세신은 혈맥이 막힌 것을 뚫어 주고 맥이 막힌 것을 풀어 주며 모든 뼈와 근육이 막힌 것을 풀어 주는데 양이 적으면 효과가 적고 많이 넣을수록 효과가 크다.


세신은 막힌 것을 뚫어 주는 작용, 곧 개규(開竅)작용이 가장 뛰어나다. 세신은 온몸의 여러 구멍이 막힌 것을 뚫어 주고 온몸의 관절이 막힌 것도 통하게 한다. 뇌혈관 이상이나 심근경색으로 인사불성이 된 사람한테 세신 등을 가루로 만들어 코 안에 불어넣어 주면 재채기를 몇 번 한 뒤에 깨어난다. 정신이 혼미한 것은 여러 구멍이 막히고 기혈이 막힌 것이므로 먼저 통관개규(統管開竅)하여야 하는데 재채기를 하면 살아나고 재채기를 하지 못하면 목숨을 잃는다. 세신, 조각자, 반하를 같은 양으로 가루 내어 대롱으로 코 안에 불어넣도록 한다.


세신은 넘어지거나 맞아서 생긴 상처를 치료하는 데에도 좋다. 세신은 체기를 풀어 주고 어혈을 삭이며 통증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 세신은 중추신경을 억제하여 뛰어난 진통, 해열, 항경련, 항염증 작용이 있다. 뇌에 종양이 있어 통증이 격심할 때에는 3~12g을 쓰고 혈관 신경성 두통에는 15g을 쓴다. 세신은 간질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5g씩 물로 달여서 먹으면 경련을 멎게 하고 차츰 발작을 하지 않게 된다. 세신은 심장박동이 느린 것, 곧 서맥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매우 좋다. 서맥은 맥이 1분에 60번 이하인 것으로 어지럽고 가슴이 뛰며 가슴이 답답하고 기운이 없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땀이 나고 손발이 차며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고 시큰시큰 아프며 전신이 무력하다. 이럴 때 세신을 많은 양을 쓴다.


세신은 기로써 능히 여러 질병을 치료한다. 세신에 황기, 부자, 단삼 등을 더하여 서맥을 치료한다. 세신은 심장의 수축 능력을 세게 한다. 나는 북한산 바위틈에 자라는 세신에 욕심이 나서 괭이를 들고 채집하러 나선 적이 있다. 조릿대 사이에 뿌리를 내렸거나, 또는 험한 돌 틈을 파고 든 세신 뿌리를 캐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루 종일 애를 써도 몇 포기 캐지 못하고 산을 내려온 뒤로 나는 그 매력적인 채약꾼이라는 직업을 얼마 동안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출처 : 난과인연
글쓴이 : 일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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