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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선물한 천연 감미료

Jinsunmi5066 2020. 7. 25. 07:50

자연이 선물한 천연 감미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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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메이플시럽
  2. 몰라세스
  3. 올리고당
  4. 유기농 설탕

제가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꿀이나 메이플시럽, 몰라세스는 정백당이라고 불리는 가루 형태의 백설탕을 대신해서 사용하는 천연 감미료입니다. 모두 시럽 상태이기 때문에 반죽할 때 질기를 감안해 밀가루에 넣는 물의 배합률을 조절하지 않으면 반죽이 질어져 축 처질 수 있고 백설탕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천연 감미료가 주는 빵의 풍미와 맛은 단순하게 단맛만 내는 백설탕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과립 형태의 일반 백설탕 대신 시럽 형태의 꿀이나 메이플시럽 같은 천연 감미료를 사용했을 때 느껴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빵 결의 촉촉함입니다. 집에서 우리밀로 만든 빵은 만든 지 하루만 지나도 빵 결이 버석거리고 푸슬푸슬하기 때문에 베이커리에서 사온 빵처럼 며칠을 두고 먹기란 어려운 일이지요. 현재 시중에서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우리밀은 대부분 베이킹용이 아닌 다목적용이기 때문에 매우 건조하며 글루텐 함량이 낮기 때문에 빵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빵을 만들 때 시럽 형태의 천연 감미료인 꿀이나 메이플시럽, 몰라세스를 사용하면 백설탕을 사용했을 때보다 한결 빵 결이 촉촉하고, 구운 뒤에도 빠른 속도로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지연시켜주기 때문에 우리밀로 빵을 만들 때 아주 적절하게 좋은 역할을 하는 감미료입니다.

꿀에 함유된 과당은 보수성이 매우 높아서 많이 넣을수록 빵 맛이 진해지고 촉촉해집니다. 따라서 통밀같이 백밀가루보다 수분이 적은 밀가루를 쓸 때 함께 사용하면 부드러운 빵 결과 통밀빵의 그윽한 풍미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설탕에 비해 소화하기 훨씬 쉽고 당도가 170% 정도로 당류 중에서 단맛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설탕보다 적은 양으로도 단맛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꿀을 사용하면 좋은 점은 빵의 색을 황갈색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진한 황갈색 크러스트는 빵의 풍미를 그윽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지요.

빵의 풍미는 크러스트에서 결정된다고 하는데, 꿀이 듬뿍 들어간 빵의 그윽한 풍미는 집에서 만든 빵을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꿀을 사용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반죽에 꿀이 많이 들어가면 글루텐이 연화되어 조직이 느슨해지고 반죽이 질어지며 축 처집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에는 볼륨 없이 납작하게 퍼진 빵이 되기 때문에 처음에 물을 넣고 반죽의 질기를 조절할 때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또한 반죽 온도가 높아지면 더 처지니 적절한 반죽 온도가 유지되어 발효될 수 있도록 환경을 잘 만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너무 강하거나 독특한 향을 가진 꿀은 피해야 합니다. 꿀의 향미는 빵이 완성된 후에도 남아 있으므로 자칫하면 꿀의 강한 향미 때문에 빵의 풍미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 RHK, 알에이치코리아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메이플시럽

메이플시럽은 단풍나무에 구멍을 뚫고 튜브를 꽂아 수액을 얻은 후 오랫동안 고온으로 가열하여 얻는 100% 천연 감미료입니다. 메이플시럽은 수액을 끓일 때 농도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데, ‘라이트(Light)’, ‘미디엄(Midium)’, ‘앰버(Amber)’, ‘다크(Dark)’가 있으며 색상이 짙을수록 진한 맛을 냅니다. 꿀보다는 농도나 단맛이 가볍기 때문에 빵을 한결 가볍고 촉촉하게 만들지요. 또한 달콤한 향미 성분이 강해서 꿀보다 풍미가 더 좋답니다.

하지만 메이플시럽 또한 꿀처럼 반죽의 글루텐 조직에 연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배합량이 높을 경우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또 메이플시럽이나 꿀이 좋은 천연 감미료인 것은 틀림없지만 당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 등의 경우 조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백설탕보다 건강한 재료라고는 해도 지나치게 사용하면 오히려 더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적절한 선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메이플시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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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세스

당밀이라고도 하는 몰라세스는 사탕수수를 쪄서 설탕으로 가공할 때 생기는 부산물로, 짙은 갈색의 찐득한 시럽입니다. 독특한 풍미와 향을 지닌 몰라세스는 꿀이나 메이플시럽보다는 당도가 덜하지만, 주로 베이킹에 사용되는 가장 진하게 농축된 블랙 스트랩의 경우 비타민과 미네랄, 특히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철 같은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음용될 만큼 영양학적 가치가 큰 감미료입니다. 몰라세스는 찻숟가락 하나 분량에 각 영양소에 대한 일일권장 요구량이 20% 정도나 들어 있는데, 특히 칼슘은 우유 한 잔 분량과 같고 철분은 달걀 8개 정도의 양이라고 하니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상의 감미료지요.

몰라세스가 들어간 빵은 색깔부터가 다릅니다. 마치 색소를 넣은 듯 따뜻하고 진한 황토색 속살과 독특한 빵의 풍미로 통밀빵의 품격을 높이지요.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베이킹 재료라 구입하기 쉽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점입니다. 몰라세스를 구입하기 어려울 경우 꿀이나 메이플시럽으로 대체해도 된다고 대부분의 외국 베이킹 서적에서 얘기하지만, 제 경험으로 그 결과물의 차이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대체 재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근접한 대체 재료로 몰라세스 비정제 흑설탕이라는 유기농 설탕이 있는데, 이 설탕에 물을 섞어 비슷한 농도의 시럽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흡사한 것 같습니다.

몰라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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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고당

투명한 시럽인 올리고당은 단맛은 줄이면서 촉촉한 빵 결을 유지하는 좋은 재료지요. 비피더스균 증식과 칼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장 건강에 매우 좋은 식품일 뿐 아니라 당도가 설탕의 3분의 1밖에 안 되기 때문에 칼로리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답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높은 온도에서 오랫동안 가열하면 단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오래 굽는 빵보다는 짧은 시간 내 굽는 빵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올리고당은 보통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옥수수 녹말이 원료인 이소말토 올리고당과 사탕수수가 원료인 프락토 올리고당이 있습니다.

같은 올리고당이지만 각각 차이점이 있으니 비교해서 사용하면 되는데, 보통 이소말토 올리고당보다 식이섬유가 많고 칼로리가 적은 프락토 올리고당이 많이 쓰입니다.

올리고당을 빵의 감미료로 사용할 경우 단독 재료로 사용하기에는 단맛이 적을 수 있으니 많은 양의 꿀이 들어가는 레시피에서 꿀의 양 일부로 대체해 사용하는 정도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꿀이 60g 들어간다면 대략 1큰술인 20g 정도를 올리고당으로 대체해서 사용하면 적절합니다.

올리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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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설탕

제가 사용하는 감미료 중 유일하게 시럽 형태가 아닌 과립 형태의 유기농 설탕은 비정제 설탕으로 설탕 가공 과정에서 영양소가 많은 당밀, 즉 몰라세스를 완전히 제거하고 만든 백설탕과는 달리 정제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미네랄과 영양소가 살아 있는 설탕입니다. 그래서 유기농 설탕은 흰색이 아닌 누런 색상을 띠는 것이지요. 간혹 일반 황설탕이나 흑설탕이 유기농 설탕과 색상이 비슷해서 백설탕보다 더 건강한 설탕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런 설탕은 백설탕과 다를 바 없답니다.

설탕 정제 과정에서 백설탕을 얻은 후 남은 설탕액을 좀 더 오랜 시간 가열한 것이 황설탕이고, 황설탕까지 정제한 후 남은 설탕액에 캐러멜을 첨가해서 색상을 진하게 만든 것이 흑설탕이지요.

유기농 황설탕은 일반 백설탕에 비해 입자가 굵고 수분 함량이 많기 때문에 빵 결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만, 아무래도 입자가 굵기 때문에 반죽할 때 완전하게 녹지 않고 과립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으니 꼭 확인해서 대처해야 합니다.

유기농설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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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료의 여러 가지 역할
• 이스트의 먹이 : 반죽을 부풀어 오르게 하는 탄산가스와 함께 빵의 풍미를 결정짓는 여러 가지 가스를 뿜어내기 위해서는 이스트가 먹고 힘을 낼 수 있는 영양원이 필요한데, 그 영양원이 바로 당분입니다.

• 빵의 색깔 내기 : 높은 온도에서 당분이 캐러멜화되면 짙은 갈색이 나는데, 특히 꿀이나 메이플시럽, 몰라세스를 사용할 경우 그 색상이 더 진하고 강하게 나타납니다.

• 단맛 내기 : 은은한 단맛이 배어나는 빵은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그런 면에서 정제 표백한 백설탕보다는 천연 감미료가 더욱 적절한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 노화 지연 : 시럽 형태의 천연 감미료는 수분 보유율을 높이고 크럼에 영향을 주어 노화를 지연하는 역할을 합니다. 천연 감미료에 들어 있는 과당은 보수성이 높기 때문에 잔류 수분량을 높여서 빵이 빨리 마르는 노화를 지연합니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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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실 집필자 소개

20년간 건강한 빵을 만들어온 베이킹 전문가.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다가 베이킹 이론까지 공부하기 시작했다. 홈베이킹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그 동안 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를 알려주고자 블로거로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