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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누가 복을 주고 벌을 주는 가? / 법정스님

Jinsunmi5066 2014. 11. 21. 08:12

 

 

 

 

 

 

계절이 바뀔 때 살아있는 것들 마다

옷을 갈아입는 것은 삶의 지혜다.

 

지나온 삶의 자취를 되돌아보는 것도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지 스스로의 물음이다.

 

이 또한 삶의 지혜가 아닐 수 없다.

 

지금 내 곁에 편지가 없어

상세한 것은 다 기억할 수 없지만,

사연은 대강 이런 것 이다.

 

시집이 거의 기독교를 믿는 집안인데,

요즘에 와서 남편이 하는 사업이 잘 안 되는 것은

아내인 자신이 불교를 믿기 때문이라고

시누이들이 자꾸 압력을 가해 와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마음에 갈등이 생긴다는 요지였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더러 듣는 일인데,

이런 기회에 어떤 것이 진짜 종교이고,

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내 나름대로 밝혀보고 싶다.

 

 

 

 

 

 

만약에 세상에 오로지

하나의 종교만 있다고 가정해보라.

 

상상만으로도 얼마나 숨 막히고,

그 독선의 냄새 또한

얼마나 역겨울 것인가.

 

어떤 것이 신이고, 진리인지

누구에게 물어볼 것도 없이

맑은 제 정신으로 스스로 물어보라.

 

분노하고 질투하고 또 벌주는 것이 신인가?

 

오로지 자기만을 섬기고

남은 섬기지 말라고

하는 것이 신이오, 창조주인가?

 

종교가 일단 조직화되고, 제도화되면

그 순간부터 딱딱하게 굳어져

종교로서의 생명력을 상실하고 만다.

 

 

 

 

 

온전한 신앙인은 자신이 지닌 것을

나누어 갖는 사람이다.

나누어 갖지 않으면

그것이 시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끝없이 움직이고, 흐른다.

 

그 움직임과 흐름이 멎을 때

거기 서리가 내리고 죽음이 찾아온다.

 

이런 살아있는 생명체에

누가 복을 주고 벌을 주는지

스스로 물어보라.

 

그 물음 속에 답이 들어있다.

 

--- 법정스님 ---

 

 

 

 

 

출처 : 인생
글쓴이 : 덕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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