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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Jinsunmi5066 2013. 8. 29. 16:20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길가에 차례없이 어울어진 풀잎들 위해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선풍기를 돌려도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신선한 바람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이 막히던 더위와 세상의 끝날 이라도 될 것 같던 그리도 쉼 없이 퍼붓던 소나기에 다시는 가을 같은 것은 없을 줄 알았는데 밤인 줄도 모르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가로수 의 매미 소리에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이왕 묻어온 가을이라면 촛불 밝히고 밤새 읽을 한 권의 책과 눈빛으로 마주해도 마음 읽어 낼, 열무 김치에 된장찌게 넣어 비벼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 할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벗이 그리워지는 계절 그대여! 살다가 힘이 들고 마음이 허허로울 때 작고 좁은 내 어깨지만 그대 위해 내 놓을께요. 잠시 그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으세요. 나도 누군가의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음에 행복해 하겠습니다. 인생의 여로에 가끔 걷는 길이 험난하고 걸어온 길이 너무 멀어만 보일 때 그대여 그대의 등위에 짊어진 짐을 다 덜어 줄 수는 없지만, 같이 그 길을 동행하며 말 벗이라도 되어 줄 수 있게 그대 뒤를 총총거리며 걷는 그림자가 되겠습니다. 무엇 하나 온전히 그대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서로 마주 보며 웃을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 하나 나눈다면 그대여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벗이지 않습니까? 그냥 지나치며 서로 비켜가는 인연으로 서로를 바라 보면 왠지 서로가 낯이 익기도 하고 낯이 설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람같이 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더 남았겠습니까? 인생의 해는 중천을 지나 서쪽으로 더 많이 기울고 있는데 무엇을 욕심내며, 무엇을 탓하겠습니까? 그냥 주어진 인연 만들어진 삶의 테두리에서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보며 뜨거운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있는 따뜻한 마음 하나 간직하 면 족한 삶이지 않습니까? 그렇게 바람처럼 허허로운 것이 우리네 삶 이고 그렇게 물처럼 유유히 흐르며 사는 것 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서로의 가슴에 생체기를 내며 서로 등지고 살 일이 무었있습니까? 바람처럼 살다 가야지요! 구름처럼 살다 가야지요! - 좋은 글 중에서 -


출처 : 당신이 머문자리는 아름답습니다
글쓴이 : 복사골아저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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